본문 바로가기

더 단크 타워 (The Dank Tower)/챕터 415

더 단크 타워 챕터 4 - 5 나나시와 마유즈미가 카이다에게 있어 어떻게 다른지를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카이다는 영안로에서 나온 이래 나나시에게 상당한 관용을 베풀었다. 물론 나나시를 매도하고 죽이겠다며 길길이 날뛰기는 했지만 그녀는 나나시가 아닌 다른 모든 이들에게 그렇게 했고, 그 적의는 나나시가 자신의 언니를 노리는 색욕의 마수라는 전제 하에 타오르는 것이었다. 오해가 풀리자 카이다는 나나시를 내버려 두었다. 왜? 캐롤에게 나나시가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 소중함과 그 소중함은 달랐다. 그리고 이 소중함을 받고 있는 카이다에게 있어 그 소중함이란 이해가 되지 않는 개념일 뿐. 그리 끔찍한 것만은 아니었다. 애정을 파이라고 친다면 두 사람은 같은 파이를 나누어 먹고 있는 게 아니었다. 때문에 카이다는 그녀에게 있어 유일무.. 2024. 6. 24.
더 단크 타워 챕터 4 - 4 더 단크 타워챕터 4: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   캐롤은 예상외의 피로를 느꼈다. 내심 그녀는 마유즈미의 자아를 표면으로 끌어오는 것이 쉬우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 스스로도 자신이 가진 샤이닝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과거의 일은 과거일 뿐이라 그녀는 생각했지만, 그렇게 넘길 수가 없었다. 막상 마주치자 그녀는 자신의 가슴에 쌓여 있던 말을 토해냈다. 차마 무서워서 물어보지 못했던 것들,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 해야 했던 말들을. 그 과정에서 캐롤은 자신의 잊고 싶었던 기억을 떠올려야만 했다. 골든 프롬. 그녀가 자신의 위험성을 깨닫게 된 계기. 의도하지 않았던 재앙. 그 일은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그녀를 당시의 상황에 돌려놓는 것 같았다. 모든 비웃음. 그리고 배신당한 기분.. 2024. 5. 9.
더 단크 타워 챕터 4 - 3 더 단크 타워챕터 4: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   카이다 쿠로하는 제츠보를 부담스럽게 노려보았다. 단지 부담스러울 정도가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이었다면 살인 예고로 받아들였을 눈빛이었지만 제츠보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카이다는 제츠보를 죽일 수 없었고, 꼴에 싫은 티 팍팍 내는 것이 구경하기에 재밌기도 했다. 제츠보가 홍차 잔에 입을 대자마자 카이다는 핀잔을 던졌다.  카이다 쿠로하: 야. 그만 마셔! 어차피 맛도 못 느끼는 주제에!  제츠보: 너도 맛은 못 느끼잖아. 카이다.  카이다 쿠로하: 너는 향도 못 느끼잖아! 대체 왜 쳐 마시고 있는데. 아 홍차 아깝다고! 그만 마셔!  캐롤 브라이트: 마음껏 마시세요. 제츠보 씨.  카이다 쿠로하: 뭐?! 야. 언니! 이럴 땐 내 편을 들어줘야지! 제.. 2024. 3. 13.
더 단크 타워 챕터 4 - 2 캐롤 브라이트: 이야기는 한 고아원에서 시작돼요. 캐롤 브라이트: 케이치라는 꼬마가 기억나네요. 제 머리카락을 자주 잡아당겼어요. 꼬마가 잡아당기니까 별로 안 아플거라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이게 정말 아팠어요. 다시 떠올리기가 싫을 정도로 아파요. 어린이들은 자비가 없거든요. 재밌자고 하는 일을 적당히 하지는 않죠. 캐롤 브라이트: 저는 머리를 잡아당겨지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싫었어요. 그래서 케이치와 늘 싸워댔죠. 그런데 이 꼬마는 제가 화를 내면 낼수록 더 까르르 웃으면서 도망치고는, 제가 책을 읽거나 청소를 하고 있을 때 제 뒤를 잡고 또 머리를 한 움큼 쥐어잡는 거죠. 저는 또 비명을 지르고. 화를 내면 또 선생이라는 사람들한테 혼나고. 종아리를 맞는 거에요. 저는 잘못한 거 하나 없는데. 캐롤.. 2024. 2. 15.
더 단크 타워 챕터 4 - 1 더 단크 타워 챕터 4: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 카이다 쿠로하: 방에서 나가. 카이다 쿠로하는 침대에 앉은 채 당당하게 요구했다. 제츠보는 한숨을 내쉬었다. 옥신각신의 시작이었다. 제츠보: 내 방에서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지? 내가 그렇게 어려운 걸 요구했나. 그냥 닥치고 자라니까? 카이다 쿠로하: 진정이 안 되니까 그렇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는데 어떻게 잠을 자?! 내가 가만히 있기를 바란다면 꺼져버려. 그러지 못하겠다면 내가 하루종일 떠벌떠벌거려도 참던가! 제츠보: 노력하지도 않았잖아. 너! 적어도 백 초 정도 셌으면 몰라. 너는 그냥 눈 조금 감다가 몇 초도 안 돼서 일어났잖아! 카이다 쿠로하: 그럼 너희들은 다른 사람이 한 방에 있어도 .. 2024. 1. 26.
더 단크 타워 챕터 4 - 0 히무로 시라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마유즈미 나데시코: 어이. 보고 싶었다던가.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던가. 그런 말은 한마디도 안 해?  히무로 시라베: 질문에 대답해라. 너는 메리가 아니다. 너는 메리가… 하지 않았을 일만을 하고 있다. 너는 이른바 메리의 정반대 면을 가진 쌍둥이와도 같다. 그것은 시뻘건 육고기를 뜯는 채식주의자를 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분명 같은 사람이라고 느껴졌지만 하는 행동은 정반대인 자. 하지 않을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 마유즈미의 몸에 들어간 메리는. 내 말을 듣고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유즈미 나데시코: 사실 꽤 정확한 표현이야. 시라베. 역시 네 직관은 무섭다니까. 한 발자국씩 밟아서 가까워지는 논리 전개보다도 그냥 몇 척을 겅중 뛰는 직감이 .. 2024.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