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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단크 타워 (The Dank Tower)/챕터 2

더 단크 타워 챕터 2 - 30+2

by 도타싫어! 2022. 1. 20.

 

키와 아유키: 정말 해변에 도착했잖아?

 

23T5U130: 이제야 열리다니. 누군가 죽는 걸 막기 위해서 반드시 오고 싶었는데. 이제야 열렸어… 너무 늦었어.

 

나시: 나이토의 시체는 어디에 있지?

 

유즈미 나데시코: 얘들아. 왔구나…! 보고 싶었어!

 

루미나미 나몬: 시체는 저기 있소! 저건 내 것이오! 왓슨이 오기 전에 끝내 놓도록 하지. 나도 보고 싶었어. 마유즈미!

 

유즈미 나데시코: 어… 나. 나도…?

 

기와라 우시오: 뭐야. 문이 열렸잖아? 이제 탑으로 갈 수 있는

 

기와라 우시오: 엇.

 

바라 쿠리스: …안녕.

 

기와라 우시오: 야. 너 잘 만났다.

 

바라 쿠리스: 있잖아. 내가 모니터실에서 너 보면서 엄청나게 생각을 했거든. 탑에 모인 우리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어. 다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바라 쿠리스: 결국 마지막 순간이 오면. 누구든 죽음을 두려워해. 아무리 멋진 사람이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그렇게 생각을 많이 했어… 너랑 얘기를 안 하면 나중에 결국 후회하게 될 것 같아. '그때 말을 걸걸' 하면서 말이야.

 

바라 쿠리스이렇게 다시 만나면 뭐라고 할까. 화를 낼까 뭘 할까 계속 갈팡질팡하다가 결론은

 

기와라 우시오: 안아줘요!

 

바라 쿠리스: 에엑! 뭐. 뭐야?! 야. 떨어져! 떨어지라니까! 왜 갑자기 달라붙는 거야? 에라이!

 

기와라 우시오: 우게에에엑!

 

바라 쿠리스: 재미없어! 지금 나랑 장난해?!

 

기와라 우시오: 화해의 포옹… 이랑 긴장 풀기를 겸했지. 침울한 자를 보면 광대짓이 치민다고.

 

기와라 우시오: 살아서 다시 보니까 좋다. 이바라. 근데 나 이가 조금 흔들리는 것 같다?

 

바라 쿠리스: 그렇게까지 세게 안 쳤으니까 엄살 마.

 

기와라 우시오: 아무튼. 나도 생각을 좀 해 봤는데… 나 해변으로 괜히 왔어.

 

바라 쿠리스: 흥. 네가 생각해도 그렇지? 거봐. 너 가봐도 도움 안 될 거라고 했잖아.

 

기와라 우시오: 그래도 난 내가 오는 편이 가장 나을 거라 생각했어. 시련 세 개를 깰 때까지는 돌아갈 수 없는 편도 여행을 누가 예상해?

 

바라 쿠리스: 그건 맞아. 그럴 줄 알았으면 마유즈미는 절대 안 보냈을 텐데.

 

기와라 우시오: 나는 그냥 버림 패냐. 아무튼 편도 여행이란 거 알고 나서도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될 것 같았단 말이지? 어차피 히무로, 나이토, 야가미. 센 놈들이 해줄 줄 알았어. 그런데… 그것만으론 충분하지가 않더라.

 

기와라 우시오: 솔직히 말해서 난 뭘 이루려는 생각도 없었어. 도움이 되려는 생각도 없었다고. 나는 네 목에 칼 겨눈 일을 없던 셈 치고 얼굴에 철판 까는 게 어색해서. 도망친 거지.

 

기와라 우시오: 나도 나이토가 죽은 걸 보고 생각을 많이 해 봤거든. 갈팡질팡도 해 봤어. 네 거는 몰라도 내 결론은 이거야.

 

기와라 우시오: 미안해. 그때 너 인질로 삼은 것도, 도망간 것도… 그리고 너랑 화해하고 싶었어.

 

 

 

 

 

바라 쿠리스: 안아줘요.

 

기와라 우시오: 얼마든지.

 

루미나미 나몬: 유후! 둘이서 그림 좋은데!

 

나시: 조용히 해. 후루미나미.

 

기와라 우시오: 나이토 후원자는 누구였어? 혹시 아무도 안 죽었다던가?

 

바라 쿠리스: 나이토 후원자? 캐롤… 이었어.

 

기와라 우시오: 캐롤이라고? 그럼 캐롤도 같이 간 거야?

 

바라 쿠리스: …그래.

 

기와라 우시오: 진짜 미쳐 돌아가는구만. 모든 게 말이야.

 

 

 

더 단크 타워

챕터 2: < 다른 세 개의 문이 있다 >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려질 수 있는가?"

"우리는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어요. 아쉬움에 쓴 맛을 곱씹을 뿐…"

 

 

 

 

 

바라 쿠리스: 그거 내가 보낸 거 맞아.

 

이바라는 침울한 표정으로 순순히 말했다.

 

기와라 우시오: 왜 그래? 죄지은 사람처럼.

 

바라 쿠리스: 죄가 맞으니까 그렇지. 내 위선이 까발려졌잖아. 사람이 죽는 건 안 된다고 말해 놓고서. 하기와라한테 칼을 줬어. 얘가 칼을 어떻게 쓸지도 알 수 없는데 말이야 

 

기와라 우시오: 난 그거 위선이라고 생각 안 해. 넌 나를 살리고 싶었던 거잖아. 다른 놈들에게 칼이 있다면 내게도 칼을 준다. 당연한 일 같은데?

 

무로 시라베: 내 생각도 그래. 

 

무로 시라베: 단검은 총 몇 개가 있었어? 어떤 사람에게 또 단검이 지급되었는지 알 방법이 있나?

 

바라 쿠리스: 누구한테 갔는지는 모르지만, 다이얼로그의 상점 메뉴에서 칼을 보낼 때는 총량이 다섯 개였어. 그러니까 다섯 명한테 갔다고 봐야 할 거야.

 

무로 시라베: 그럼 이제 세 개의 행방만 더 찾는다면 흉기의 행방도 명확해지겠어.

 

나는 품 속에서 단검을 꺼냈다. 하기와라가 가지고 있던 것과 똑같은 종류의 단검이었다.

 

바라 쿠리스: 뭐야. 너도 가지고 있었어? 모니터실에서 볼 때는 안 보였는데

 

무로 시라베: 모든 걸 보여주는 사람은 없으니까.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칼을 가질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두 명에게 세 개의 단검이 나누어졌을 가능성도 있겠지. 앞으로 알아볼 수밖에.

 

기와라 우시오: 흉기에 대한 이야기도 좋지만. 내가 보기에 이 살인은 애초부터 어떻게 한 건지 이해가 안 가.

 

무로 시라베: 어떤 점에서?

 

기와라 우시오: 지금 바다의 파도랑 나이토의 시체까지의 거리를 좀 봐봐.

 

하기와라는 바다를 가리키며 말했다.

 

기와라 우시오: 바다까지의 거리가 15m는 족히 된다고. 아무리 나라도 나이토 몸뚱이를 그렇게 질질 끌고 다니면 흔적이 남아. 그런데 핏자국 살짝 남은 거 빼고는 아무런 흔적이 안 남았잖아. 이건 그냥 불가능 살인이야!

 

나시: 아닐 수도 있지.

 

어느새 하기와라의 쪽으로 다가온 나나시가 말했다.

 

기와라 우시오: 그래. 누가 살인을 저질렀으니까 가능 살인이겠지만. 이해가 안 된다고.

 

무로 시라베: 시체의 조사는 끝난 거야?

 

나시: 가슴 부근의 관통상에는 별다른 비밀이 없는 것 같았어. 첫 번째 살인에서는 무엇으로 가슴을 찔렀느냐가 큰 쟁점이었는데, 나이토의 가슴께에는 날카로운 무언가로 찌른 듯한 상처뿐이었어.

 

나시: 너희가 들고 있는 단검. 빌려줄래? 가능하다면 히무로 거로.

 

기와라 우시오: 내 건 왜 안 돼?

 

나시: 히무로는 세 번째 시련을 향해 가 있었으니 범행이 불가능했겠지만, 너는 가능했을지도 모르니까.

 

기와라 우시오: 아. 내 게 증거가 될 수 있다 이거지? 할 말이 없네요.

 

나는 나나시에게 단검을 건넸다.

 

나시: 아마 후루미나미가 보내준 거겠지. 앞으로 세 개

 

바다와 시체 사이의 거리를 기억했다.

 

다섯 개의 단검을 기억했다.

 

나시: 하기와라. 넌 범행이 발생할 당시에 자고 있었지? 어떤 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어?

 

기와라 우시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밤이 되면 저것들의 질문 소리가 이상하게 크게 들리는 느낌이 들거든. 그래서 대부분의 소리는 거의 지워져 버려. 너무 소음에 익숙해져서 깨지도 않고 잔 거지.

 

기와라 우시오: 완전 범인 냄새나는 말이지만. 진짜야!

 

가재 괴물의 질문 소리를 기억했다.

 

나시: 걱정 마. 믿으니까. 그 문제는 나중으로 두고바다와 시체 사이의 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바다에서는 여전히 가재 괴물들의 질문 소리가 들려왔다. 데드. 어. 체크? 디드. 어. 치크? 대드. 어. 챔? 덤. 어. 첨?

 

바라 쿠리스: 저것들 진짜 시끄러워.

 

무로 시라베: 나나시. 해변에 다가갈 거라면 주의해. 가재 괴물들은 생각보다 재빨라.

 

나시: 그래. 봤어 몸조심할게.

 

나나시는 가재 괴물의 질문 소리를 향해 가까이 다가갔다. 발 밑을 샅샅이 살피며 고개를 돌리던 나나시는 우뚝 걸음을 멈추더니 몸을 숙여 모래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나시: 이게 뭔지 감이 잡히는 사람 있어?

 

나나시는 짙게 물든 갈색의 섬유 조각 묶음을 손에 들고 있었다.

 

무로 시라베: 밧줄이야. 나를 포함해서 해변의 일행들은 가지고 있는 가방 속에 기본적으로 들어있었어.

 

나시: 그럼 해변의 모든 사람들이 밧줄을 쓸 수 있었다는 뜻이 되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라 쿠리스: 아. 그렇지만 지급받은 밧줄의 길이가 전부 똑같을 수는 없잖아. 누군가는 썼을 테니까. 남은 밧줄의 길이를 비교해 보면

무로 시라베: 나이토와 모리는 서로 팔을 묶곤 했어. 그 때문에 밧줄을 많이 소모했을 거야. 그러니 밧줄의 길이로 범인을 찾는 방법은 적절하지 않아.

 

나시: 다른 사람의 가방에서 밧줄을 훔쳐 쓸 수도 있고.

 

기와라 우시오: …참 복잡하네 이거.

 

나시: 문제는 이게 왜 잘린 채로 해변에 있느냐겠지?

 

나나시는 밧줄을 천천히 만지며 그 질감을 확인했다.

 

나시: 젖어 있었던 것 같아. 아직 덜 말랐어. 이건 범행에 쓰였다고 봐야 해.

 

기와라 우시오: 그게 범행에 쓰였다고?

 

나시: 나이토의 몸은 젖어 있었고, 젖어있던 밧줄도 나왔어. 그리고 바다… 분명 살인에 바다가 이용된 거야.

 

나시: 그러니까 우리는 바다를 수사해야 해.

 

끊어진 밧줄을 다이얼로그로 찍어 기억했다.

 

무로 시라베: 네 말에 동의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거야. 바다는 깊어. 증거를 묻었다면 얼마든지 숨길 수 있어. 파도에 떠내려갔을 테니까… 게다가 저 가재 괴물들도 바다에 도사리고 있지.

 

나시: 그럼 가재 괴물을 뚫을 수 있는 사람이 조사에 도움을 주면 돼.

 

기와라 우시오: 그런 사람이 있긴 하냐? 카이다 정도 되려나. 그 나이토도 가재 괴물 상대로는 다쳤는데. 누가 가재 괴물로 가득 찬 바다를 뚫어?

 

 

 

 

 

23T5U130: 이 근방의 가재 괴물은 전부 처리한 것 같아.

 

나나시가 23T를 데려왔다. 마유즈미는 잠시 23T의 감시역 대타를 맡았다. 그 뒤 몇 분도 지나지 않아 23T는 죽은 가재 괴물로 작은 산을 쌓아 올렸다.

 

가재 괴물들은 23T에 의해 내던져지고, 머리가 박살 났으며, 몸이 갈라졌다. 가재 괴물들은 23T를 먹이로 인식하지는 않았다. 그것들은 자신을 공격하는 무언가에게 저항할 뿐이었다. 물론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23T의 몸은 가재 괴물들에게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기와라 우시오: 인간 시대의 끝이 도래했다.

 

나시: 고마워. 23T. 그럼 이제 바다에 뭐가 들어있는지 조사해 보자고

 

해수면을 뒤덮고 있는 가재 괴물들이 사라지자 내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 가재 괴물들이 득시글거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자 바다 자체를 자세히 관찰하지 않아 왔던 것이다. 나는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작은 막대 같은 것을 가리켰다. 그 물체는 바닷물이 허리쯤 오는 깊이에 놓여 있었다.

 

무로 시라베: 저기. 저 부근의 물체가 보여?

 

나시: 보여. 무슨 손잡이 같은데

 

나나시가 수면 속으로 발을 담그려는 찰나 23T가 손을 뻗어 그를 만류했다.

 

23T5U130: 내가 가면 돼. 기다리고 있어 봐.

 

23T는 성큼성큼 바다를 걸어내려 갔다. 물보다 비중이 높기 때문인지 23T는 물에 젖은 모래 속마저도 쉽게 걸어가. 바닷속에 잠겨있는 물체를 향해 다가갔다.

 

우리는 23T가 그 물체의 손잡이를 잡고 끌고 와. 그 몸체가 반쯤 드러난 것을 보자마자 그 물건의 정체를 알아냈다.

 

나시: 수레야.

 

23T5U130: 왜 바다에서 느닷없이 수레가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와라 우시오: 그거 모리가 쓰던 수레잖아?

 

23T5U130: 모리가 쓰던 수레라고?

 

기와라 우시오: 응. 우리가 두 번째 시련에 갔을 때 모리가 카이다를 저기에 담아서 익사시키려고 했어. 

 

바라 쿠리스: 아. 맞아. 그런 일도 있었지…? 그다음에 카이다가 각성제로 깨어났고.

 

기와라 우시오: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게 여기에 있었네… 첫 번째 시련에서 애들 몸 옮기기 편하라고 받은 리어카도, 계속 끌고 다니기 뭐해서 첫 번째 시련이 있던 곳에 두고 왔거든? 수레도 여기에 버려져 있었나 봐.

 

무로 시라베: 애초에 모리가 카이다를 죽이는 데에 실패한 뒤에. 바다에 계속 묻혀 있었던 걸까?

 

나와 나나시는 서로 석연치 않다는 눈빛을 교환했다.

 

나시: 저 수레로 카이다의 몸을 옮길 수 있었다면. 나이토의 몸도 옮길 수 있었겠지.

 

버려진 수레를 다이얼로그로 찍어 기억했다.

 

기와라 우시오: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한데

 

나시: 히무로. 당분간은 나와 동행하자. 나도 증언을 모아야겠어.

 

무로 시라베: 시체 쪽의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으면 그게 현명하지.

 

기와라 우시오: 나도 증언이나 모아야겠어. 이바라. 가자!

 

바라 쿠리스: 야! 같이 가!

 

하기와라가 사건 현장의 모리에게 달려가는 것을 보고 나는 나나시에게 물었다.

 

무로 시라베: 누구 증언을 먼저 들을래? 감시역?

 

나시: 나는 카나리의 증언을 먼저 듣고 싶어.

 

무로 시라베: 그러자. 카나리도 행방을 알 수 없었던 때가 있으니까. 어쩌면 사건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고.

 

나나시가 앞장서자 내가 그의 뒤를 따랐다. 카나리는 사건 현장의 구석에서 회중시계의 시간을 손목시계와 맞추고 있었다. 긴장을 덜려 계속 애쓰는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범인을 잡을 생각이 있긴 한 건가? 나는 카나리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카나리의 쪽으로 다가가자 그가 먼저 우리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리 케이토: 뭐야. 왜 왔어?

 

나시: 물어볼 게 있어서 왔지. 카나리. 지금껏 너 어디 있었어? 너를 찾고 있었는데.

 

나리 케이토: 나는 탑에 있었지. 왜. 나를 왜 찾으려고 하는데?

 

카나리는 당혹감을 전혀 숨기지 못한 채로 대꾸했다.

 

나시: 너는 탑에 없었으니까. 카나리.

 

나리 케이토: 무슨 소리야? 난 탑에 있었어! 알지도 못하면서 제멋대로 말하지 마.

 

무로 시라베: 그렇다면 어째서 통화가 연결되지 않은 거지?

 

카나리는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나리 케이토: 무슨 통화?

 

무로 시라베: 다이얼로그 통화 말이야. 탑에 있던 모두는 네게 계속 전화를 걸었어. 그러나 너는 몰랐겠지. 통화 자체가 연결되지 않았을 테니.

 

무로 시라베: 나는 다이얼로그의 통화가 연결되지 않는 경우를 두 번 겪었어. 해변과 탑 사이. 그리고 시련의 안과 밖의 사이에서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지. 둘의 공통점은 서로 분리된 공간이었다는 거야.

 

나시: 네가 탑에 있었다면 너와 통화가 연결됐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건, 네가 탑에 없었다는 거야. 그러니까 한 번 더 물을게

 

나시: 너 어디에 숨어 있었어?

 

나나시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았다. 내가 듣기에도 약간의 위협조가 섞여 있었고 카나리가 느끼기에는 더할 터였다.

 

무로 시라베: 카나리. 검정을 잡는 건 우리의 공통적인 목표야. 대답해 줬으면 좋겠어.

 

좋은 경찰 역할을 맡아본 것은 처음이었다. 나쁜 경찰이 용의자를 압박하고 좋은 경찰이 용의자를 달래 자백을 이끌어내는 전략은 어디에서나 잘 통했지만, 그 전략을 사용할 때마다 나는 곧잘 나쁜 경찰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서툴게 말했다.

 

무로 시라베: 그러니까 우리 협력하자.

 

내가 서툴렀기 때문인지, 나나시가 나쁜 경찰 역할을 너무 잘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카나리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

 

나리 케이토: 싫어. 너희들한텐 아무것도 없잖아. 내가 왜 대답을 해야 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면서

 

나시: 그렇다면 넌 어떻게 해변에 나타난 건지부터 우리에게 말해야 할 거야.

 

카나리가 작게 딸꾹질을 했다.

 

나시: 탑과 해변이 이어지는 통로. 그게 처음에 열렸을 때 너는 우리와 같이 해변으로 넘어오지 않았어. 그런데 나이토의 시체를 조사하고 있다 보니 어느새 너는 이 구석에 있더라고?

 

나시: 어떻게 그런 건지 내가 말해 줄게. 너는 우리가 오기 전부터 해변에 있었던 거야. 맞지?

 

카나리는 나나시의 말을 끊고 발악하듯이 소리쳤다.

 

나리 케이토: 증거. 증거 가져와! 내가 탑 말고 다른 곳에 있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

 

증거를 가져오라는 말은 어불성설이었다. 만약 그가 정말 떳떳하다면 증거는 없는 게 당연했다. 저지르지 않은 일의 증거가 있을 리 만무했으니까.

 

증거가 없음을 자신의 결백의 근거로 사용하는 자들은, 대체로 그 일을 저질렀으며 증거가 없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임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나나시 또한 그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못마땅하다는 듯한 어조로 뇌까렸다.

 

나시: 또 숨으려는 거야? 네가 방 안에 박혀서 숨어 있었던 것처럼. 이제 네 행동의 결과에서도 도망치려 하는 거냐고.

 

나리 케이토: 난 도망 같은 거 친 적 없어!

 

나시: 아니. 넌 언제나 겁쟁이였어. 카나리… 늘 숨어다니기만 했잖아. 물론 네 입장에서는 살기 위한 최선의 수를 둔 거겠지. 카이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죽어서 네 목숨이 보전되기를 바랐을 테니까. 안 그래?

 

나시: 그러니까 우리를 방해하고 계단에 불을 지르며, 보급되는 항생제를 파괴한 거잖아.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었겠지. 세상에 홀로 남겨지면 늘 그런 법이니그렇지만 그 노력 때문에 누군가가 죽었는데. 최소한의 죄책감을 느끼기는 해?

 

나나시의 압박적인 어조에 카나리는 서서히 위축되었다. 눈을 빠르게 감았다 떠지기를 반복했고 초점은 나와 나나시의 얼굴 어느 쪽에도 맞지 않았다. 그렇다면 좋은 경찰이 나설 때였다.

 

무로 시라베: 카나리. 우리 얼굴 보고 얘기해 봐.

 

내가 간과한 점은 내가 늘 짓는 얼굴이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카나리의 입장에서는 나쁜 경찰이 두 명 있다고 느껴졌던 것이다.

 

결국 카나리는 반감으로 가득 찬 채 우리에게 소리치고 말았다.

 

나리 케이토: 내가 왜 그런 거 느껴야 해? 나이토 얘가 죽은 건 나도 솔직히 안타까워. 본인이 거절했지만 내 보디가드 후보였으니까. 또 가지고 있는 힘에 비해 착해빠진 놈이기도 했고.

 

무로 시라베: 정작 그가 무상으로 보디가드 역할을 해 주겠다고 했을 때 거절한 사람은 너야.

 

나리 케이토: 너흰 늘 이해가 안 되는 소리만 해. 다시 한번 말해줄게. 돈을 안 받으면 애초에 내가 보디가드를 믿을 수가 없어. 돈을 안 받는데 어떻게 나를 지켜줄 수 있다고 믿냐고.

 

나리 케이토: 애초에 내가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데? 너희도 내 입장이었으면 나처럼 했을 거야! 나나시 너도 캐롤이랑 손을 잡고 후루미나미를 쥐 잡듯이 잡았잖아. 왜 이제 와서 나한테 화풀이야!

 

나시: 너 그때까지는 탑에 있었구나?

 

나나시가 날카롭게 말했다.

 

나시: 우리가 후루미나미를 습격해서 보급 특권을 활성화한 건 맞아. 너는 그걸 알고서. 우리를 무서워한 나머지 해변으로 도망친 거야.

 

카나리는 배신을 당한 사람처럼 분함에 이를 부드득 갈았다.

 

나리 케이토: 기껏 대답해줬더니 그걸 가지고 날 몰아붙여?!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래. 너희도 나랑 다를 바 없으면서. 자기만 깨끗한 척이야!

 

나시: 그럼 너에겐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거리낌 없이 남을 해치고, 죽게 만드는 게 정당하단 말이지? 오히려 그 힘을 휘두르지 말라고 요구하는 우리가 비정상적이라고.

 

나리 케이토: 내가 틀린 말 했어?! 나이토는 능력이 모자라서 진 거야. 처음부터 모리 따윈 신경도 안 썼다면 발목도 멀쩡했을 거라고! 모리가 죽으면 너희 모두 탑으로 돌아오고, 카이다까지 처형돼서 다 잘 풀릴 수 있었어.

 

나리 케이토: 나이토가 그 모든 걸 망친 거야. 그 알량한 자존심이랑 신념 때문에 자기 복을 걷어찼어! 돈을 준다고 해도 안 받을 만큼 멍청할 거라면 이기적 이기라도 했어야지.

 

나리 케이토: 나이토에겐 그 부분의 능력의 부족했어. 그래서 죽었지. 그게 다야. 난 안 미안해! 절대로 안 미안하다고이래도 내 말이 틀려?!

 

카나리는 당돌하게 말했지만, 그의 얼굴은 자신의 말에 확신이 반 밖에 없는 사람처럼 혼란에 차 있었다. 자기 합리화와 일말의 죄책감이 뒤섞인 모습이었다. 아무리 카나리라도 자신이 누군가의 죽음에 일조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지 않을 리 없었다.

 

언젠가 그는 후회하고 반성할지도 모르지만, 당장 그러기에 카나리는 너무 겁에 질려 있었다. 그는 가시복처럼 외부 자극에 몸을 부풀리고 남을 위협하고 있었다.

 

나나시는 카나리를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나시: 난 네 말이 틀렸다고 할 생각 없어… 이제 뭐가 옳고 그른 건지 나도 모르겠으니까. 그렇지만 이거 하나는 알아.

 

나나시가 손을 뻗고 카나리에게로 다가갔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카나리의 얼굴을 쓰다듬으려 하는 것 같은. 느리고도 악의가 느껴지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서 느껴지는 이상한 위화감에 신경을 기울였다.

 

왜지? 왜 나나시에게서 그가 다른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거지? 달라진 곳은 어디야. 외관상의 변화는

 

그의 모습을 발에서부터 머리까지 훑으며 나는 그를 탑에서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와 눈앞에 있는 그를 대조했다. 고개를 이전보다 조금 더 꼿꼿이 들고 있다는 것 말고는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였다.

 

나리 케이토: 뭐… 뭔데?

 

그러나 나나시가 눈을 깜빡인 아주 찰나의 순간. 그 뒤부터는 그의 어디가 달라졌는지 볼 수 있었다. 나는 내 눈을 잠시 의심했지만 눈은 그를 제대로 보았다. 환상도 착각도 아니었다.

 

그의 눈동자는 순간 금빛을 띠고 있었다.

 

나시: 넌 이걸 당하더라도 할 말 없어.

 

나나시의 손이 카나리의 얼굴에 가까워졌다.

 

나는 피부가 닿지 않도록 주의하며 나나시의 팔을 꽉 붙잡았다. 그러자 카나리의 손으로 향하던 나나시의 손가락이 허공에서 약하게 꿈틀거렸다.

 

나시: …지금 뭐 하자는 거야? 히무로.

 

나나시가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았다.

 

무로 시라베: 네가 정확히 뭘 하려는지는 몰라도 위험하다는 건 알겠어. 그러니 막을 수밖에.

 

나리 케이토: 뭐야. 갑자기 왜 그래?

 

나시: 히무로. 이거 놔줘. 네가 무슨 오해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저 카나리에게 살짝 손을 대려 한 것뿐이야.

 

무로 시라베: 손을 대서 무슨 일을 하려고 했는지 밝혀. 그렇지 않으면 계속 잡고 있겠어.

 

나시: 이런 말을 하게 돼서 미안한데. 내가 카나리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네가 상관할 필요는 없잖아. 왜 굳이 신경을 쓰는 거야? 그것도 카나리 같은 사람을.

 

나시: 그냥 무시하고 눈을 감아주면 안 되겠어?

 

나나시는 온화하고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내 손아귀에 잡힌 그의 손목은 카나리의 얼굴을 향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무로 시라베: 카나리가 혼쭐이 나야 마땅한 사람이란 점은 나도 동의해. 그렇지만 네가 하려는 일이 내 짐작대로라면 너를 막을 수밖에 없어.

 

나시: 네가 뭘 짐작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정말 하찮은 일을 하려는 것뿐이야. 자기 말을 그대로 돌려주는 거. 내가 하고 싶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하는 게 정당하다면, 똑같이 당해 보더라도 할 말은 없겠지.

 

나나시의 팔에 힘이 더욱 들어갔다. 그의 금빛으로 변한 눈동자와 나의 눈이 서로 교차했다. 무언의 교착 상태가 오갔다.

 

무로 시라베: 이러지 마. 나나시… 이럴 때가 아닌 거 알잖아.

 

나는 나나시가 최소한의 이성을 가지고 있기를 바랐고 내 바람은 맞아떨어졌다. 결국 나나시가 슬며시 웃으며 팔에 힘을 빼자. 나는 나나시의 손을 놓아주었다.

 

나시: 그냥 장난친 거야. 카나리한테 쓸 생각은 없어. 정말로… 누가 쓰라고 명령하더라도 카나리 같은 사람에게는 안 써.

 

나나시는 뻔뻔한 미소를 곧잘 짓던 사람이 아니었다. 남에게 웃으면서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분명 터치를 사용하려 했으나, 나나시는 터치의 무분별한 사용에 반대하던 사람이었다.

 

나리 케이토: 너희 대체 뭐라는 거야?

 

무로 시라베: 질문에 답해줘서 고마워. 카나리. 이제 가 봐도 돼.

 

내가 그렇게 말하자 카나리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 나나시의 눈치를 보고서는. 좁은 보폭으로 열심히 모래를 밟으며 우리에게서 멀어졌다.

 

나시: 카나리에게서 얻어낼 만한 정보는 다 얻었어… 히무로. 미안하지만 잠깐 시험해야 할 게 있는데 자리 좀 비워도 될까?

 

무로 시라베: …어디로 가려고? 카나리를 따라가려는 거야?

 

나시: 그럴 생각 없다니까. 일단 보급실로 가 보려고. 내 예상이 맞다면 아마 내 도착지는 모리의 근처일 거야.

 

나는 어떻게 그렇게 되냐는 질문을 던지려다가 그만두었다. 그가 탑으로 통하는 균열을 향해 걸어가다가 내 뒤를 돌아보자. 나는 신기루에 속은 사람 같은 기분을 느꼈다.

 

나나시의 눈은 다시 보랏빛으로 돌아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이얼로그를 누르고 모노로그가 우리에게 내린 규칙을 확인했다.

 

규칙 15: 캐롤 브라이트의 터치는 사건의 해결에 사용될 수 없다.

 

캐롤 브라이트의 터치

 

무로 시라베: 나나시. 잠깐.

 

나는 나나시를 불러 세웠다.

 

나시: 왜 그래?

 

무로 시라베: 이상한 것을 묻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캐롤의 눈은 원래 무슨 색이었어?

 

나나시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나시: 나도 본 기억이 없어. 캐롤 씨의 눈동자는 원래 잘 안 보였으니까.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봐?

 

무로 시라베: …아무것도 아니야.

 

나 자신조차 확신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결국 한 발자국 물러서기로 했다. 나나시는 그대로 통로를 넘어 탑으로 향했다.

 

확신은 없었으나 직감은 있었다. 나나시가 예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더 이상 유약하고 남에게 잘 휘둘리는 그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게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알지 못하는 채로. 나는 조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무로 시라베: 도착지가 모리 근처일 것이라고 했던가?

 

모리가 있는 쪽을 찾아 걸어가던 와중. 누군가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매운 곰방대의 연기가 그녀와 함께 왔다.

 

루미나미 나몬: 나의 왓슨! 괜찮나?

 

무로 시라베: 왜 이래?

 

나는 슬그머니 그녀의 손을 어깨에서 떼어냈다. 그러자 후루미나미는 고풍스런 말투로 호들갑을 떨었다.

 

루미나미 나몬: 저 자와 함께하지 말게. 왓슨! 미도리아티는 죽었지만, 나는 왜인지 그가 다음 모리아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야!

 

무로 시라베: 지금 내 입장에서 가장 악역 같은 사람은 너야. 후루미나미.

 

루미나미 나몬: 나는 그대에게만큼은 선역이오! 그대가 걱정되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란 말이오… 오. 나는 애탄 합니다! 나는 내 남자에게 모든 것을 다 주었는데. 정작 그이는 나를 바라보는 일 조차도 하지 않아요!

 

후루미나미가 과장된 어조로 허공에 손을 뻗었다.

 

무로 시라베: 너는 날 먹잇감으로 보고 있는 거잖아.

 

루미나미 나몬: 그런데 진심이야. 너 걱정돼서 그래. 같은 카텟 기관의 멤버겠지만 지금 나나시는 위험해. 캐롤이라는 버팀목이 사라지니까 점점 흔들리고 있다니까?

 

무로 시라베: 네 말이 맞아. 그렇지만… 나나시 혼자 이겨낼 수밖에 없어.

 

루미나미 나몬: 아니? 23T가 버팀목의 역할을 이어받으면 되지 않을까?

 

무로 시라베: 내가 사람의 감정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그렇게 쉽게 일이 풀리지 않을 거라는 것만큼은 알아.

 

캐롤은 나나시에게 처음으로 도움을 준 사람이며, 그녀와 상담을 진행해 본 적이 있다. 나나시에게 아무런 기억이 없었기에 그가 의지할 사람이 몇 없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캐롤의 죽음이 그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을 게 분명했다.

 

긍정적인 감정을 잘 느끼는 사람의 도움이 있다면 좋으련만. 나 혼자서는 그를 충분히 위로할 수도, 심리적인 도움이 돼줄 수도 없었다.

 

루미나미 나몬: 솔직히 난 캐롤과 나나시의 관계가 좀 이상해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그래서 23T가 둘 사이를 억제해주길 바랐거든? 어느 정도는 그렇게 됐는데. 내 예상보다 둘이 불타버린 거 있지!

 

루미나미 나몬: 그래서 상황이 조금 위험해졌지만… 걱정하지 마. 네가 도와달라고 요청한다면 반드시 널 도와줄 테니까.

 

루미나미 나몬: 나몬 주식회사의 규칙은 사장님도 아시겠죠? 제 것이 되고. 저와 함께 죽겠다고 약속한다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립니다.

 

후루미나미는 안경을 쓰고 도도하게 말했다.

 

무로 시라베: 지금 수사를 하면 그게 날 도와주는 거야. 그것 말고 다른 도움은 사양할게.

 

그녀와 나의 지혜를 합친다면 나나시의 폭주를 억제할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랐지만, 후루미나미의 손이 유혹적일수록 그녀의 손을 잡아선 안 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금기의 의인화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한 번 선을 넘으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었다.

 

루미나미 나몬: 그런데 히무로. 떨어져 있는 동안 나 안 보고 싶었어? 솔직히 나 보고 싶었지? 내가 사과도 많이 보내줬잖아.

 

사과라는 말을 듣자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마유즈미와 대화를 하고 있는 와중 후루미나미는 내게 수많은 양의 사과를 보냈다. 내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는 무언의 시위였다. 그것도 내가 맨몸을 드러내고 있을 때.

 

애써 잊고 있던 일을 다시금 떠올리자 당시의 불쾌감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그래선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무로 시라베: 마유즈미랑 함께 있을 때 무더기로 보낸 그 사과 말이라면, 굳이 내 치부를 지켜보고 있노라고 과시할 필요는 없었을 거야.

 

루미나미 나몬: 치부? 아. 내가 네 몸 봤을까 봐? 걱정 마. 너희들이 남에게 보여주기 힘든 일 할 때는 너희의 모습이 나오지 않거나 그냥 전신이 모자이크로 덮였거든. 몸 씻는 건 모자이크가 덮인 경우! 그래서 온 힘을 다해 보려 해도 아무것도 못 봤어.

 

보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것 자체부터가 내게는 성희롱이었다.

 

무로 시라베: 못 봤으니 망정이지… 그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뿐이었는데 그런 식으로 티를 내서 내 기분을 망쳐놓을 필요는 없었잖아.

 

루미나미 나몬: 그럴 필요 있었어! 히무로 네가 마유즈미랑 잘 놀아주니까 그렇지! 나한테는 그렇게 까칠하면서 마유즈미한텐 총잡이의 신조까지 외워주고, 걱정해주고, 점점 더 끈끈해져만 가잖아! 내가 질투 안 하게 생겼어? 내가 마유즈미보다 너와 동반 자살하고 싶어 하는데!

 

루미나미 나몬: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후루미나미가 울먹였다. 나는 반나절 동안 그녀를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내겐 그녀를 적당히 달래고 수사를 다시금 진행하는 선택지뿐이었다.

 

무로 시라베: 질투할 필요 없어. 나는 네가 생각하는 관계를 쌓는 게 불가능할 테니까.

 

루미나미 나몬: 히끅 히끅 진심이야?

 

무로 시라베: 너는 객관적으로 볼 때 매력적인 사람이겠지. 초고교급 연기자니까. 그렇지만 네가 내 은인과의 관계를 부수기 위해 내게 접근한 게 아닐지라도 난 네 구애를 받아들이지 못했을 거야.

 

무로 시라베: 난 받은 만큼 돌려줄 수 없어. 카텟 기관에서도 은혜를 돌려주지 못했던 것처럼, 나도 남에게 동일한 것을 느끼고 그만큼을 보답할 수 없어. 앞으로도 그렇겠지.

 

무로 시라베: 그러니까 넌 계속 나한테 집착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파괴적인 행위를 하지만 않으면 돼.

 

후루미나미는 자신이 언제 우는 소리를 냈냐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루미나미 나몬: 원래 사랑은 준 만큼 못 돌려받는 거 아니야? 난 내 팬들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팬들은 나 보면 좋아 죽던걸.

 

무로 시라베: 그래. 말을 말자

 

루미나미 나몬: 그보다 다른 사람한테 관심 주지 말라는 건 무슨 뜻이야? 이건 히무로 식의 질투인가? 오호라. 나만 좋아해 달라 이거지! 알겠어. 나나시도 지금 캐롤 잃고 나 죽도록 미워하는데 어쩔 수 없네! 흐흑 난 비련한 운명을 타고났나 봐!

 

무로 시라베: 우는 척 좀 그만 해. 신물 나와.

 

루미나미 나몬: 자기야 나 요즘 신 게 먹고 싶은데.

 

무로 시라베: 미친 소리

 

후루미나미는 내 경멸하는 표정을 보자 온 것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졌다. 웃으면서.

 

내 시간과 기력을 후루미나미가 훔쳐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며. 나는 처량하게 서 있는 모리에게로 다가갔다.

 

리 레이코: 미안하다. 프로파일러. 네가 없는 사이에 살인을 막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무로 시라베: 미안할 필요 없어. 애초에 네가 막는 것도 힘들었을 테니까.

 

리 레이코: …승부사의 죽음은 유감이다.

 

무로 시라베: 나 또한 마찬가지야.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다. 선의지를 가지고 남을 지키는 이가 살인 게임의 초반에 죽는 것은 뼈아픈 손실이었다. 약소한 이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캐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둘의 죽음을 기점으로 살인 게임은 나쁜 방향으로 더욱더 가속할 것임이 분명했다. 모든 지표가 그것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쁜 전망 속으로.

 

리 레이코: 그는 실로 걸물이었다. 보기 드물게 공리에 부합하는 인재였지. 그 자신의 능력과 성품도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사상 또한 공리주의와 맞닿아 있었다.

 

리 레이코: 그러나 내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그는 다리를 잃었고. 지금은 죽었지. 나보다는 그가 살아야만 했을 것이다.

 

무로 시라베: 그러고 보니 모리. 설 수 있게 됐네?

 

모리는 손가락이 전부 붙어 있는 오른손으로 목발을 잡아, 잘려나간 오른 발목을 대신해 몸을 받치고 있었다.

 

리 레이코: 시체가 발견된 직후 책이 내게 나타났다. 내 목에 약 같은 것을 주사했지. 그러자 감염이 순식간에 치료되었다.

 

모리는 내게 자신의 손바닥을 보여주었다. 검붉은 죽음의 징조가 그녀의 손에서 사라져 있었다.

 

리 레이코: 이렇게 쉽게 말이야… 정말 덧없지 않나? 목발마저 책이 내게 지급한 것이다. 그것을 경멸하면서도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나는 모리의 말에 대답하려다 말고 조금씩 불룩해지는 모래의 혹을 지켜보았다.

 

무로 시라베: 뭐지?

 

서랍의 한 칸이 모래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 듯한 것을 보고. 나는 누군가가 모리나 나에게 상당히 커다란 물체를 보급했다는 생각을 했다. 피해자가 발견되었는데 아직도 후원자와 경주마 제도가 남아있는 것인가? 하는 의아함이 뒤따랐지만, 그 생각은 곧이어 사라졌다.

 

나시: 후우

 

무로 시라베: 나나시?

 

나는 두 눈을 의심했다. 나나시가 모래 밑에서 솟아올랐던 것이다. 보급받는 물품이 모래 속에서 솟아오르는 모습과 똑같았다. 순간 나나시 모양의 인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분명한 사람이었다.

 

느닷없이 자신의 근처에서 모습을 드러낸 나나시를 보고 모리 또한 의아함을 느끼는 듯했다.

 

리 레이코: 이름 없는 남자? 어떻게 모래의 밑에서 나타난 것이지?

 

나시: …어떻게 된 건지 이제 알 것 같아. 이런 식으로 해변에 온 거란 말이지.

 

나나시는 자신의 옷에 묻은 모래를 툭툭 털어내며 몸을 일으켰다. 그가 말한 대로 나나시의 도착지는 모리의 근처였다.

 

보급실에서 모리의 근처로 바로 올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단 말인가?

 

무로 시라베: 나나시. 어떻게 한 거야?

 

나시: 나중에 학급재판에서 말해 줄게. 지금은 할 일이 있잖아

 

보급실에서의 순간이동을 기억했다.

 

나시: 모리. 네 증언을 들으려고 왔어. 사건 당시의 기억은 아무것도 없어?

 

나나시의 질문에 모리는 고개를 저었다.

 

리 레이코: 없다. 깨어나 보니 이미 승부사는 죽어 있었다.

 

나시: 어딘가 이상하지 않아? 하기와라는 가재 괴물의 질문 소리에 익숙해진 탓에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그것도 이상해. 나이토는 몸이 반으로 잘렸어. 그런데도 저 데드. 어. 첨 하는 소리보다 소리가 작았다는 거야?

 

무로 시라베: 어쩌면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살해당했을지도 몰라.

 

나시: 나이토는 아무리 감염으로 약해졌다고 해도 누군가 자신을 덮치면 저항할 수 있었을 거야. 이해가 되지 않아

 

리 레이코: 승부사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무로 시라베: 그럴 이유를 생각하기가 어려운데… 일단 너에게서도 증언은 들을 수 없었네. 다음은 마유즈미인가?

 

리 레이코: 사건과 관련된 증언은 아니겠지만. 나는 한 번 잠에서 깨어났었다.

 

나시: 어째서?

 

리 레이코: 인기척을 느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모닥불의 곁에 있었다. 서예가가 첩자에 맞서 일어난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이 언제부터 모닥불에 가까이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허겁지겁 모래사장을 달려 도망가는 소리는 기억이 난다. 나는 다른 이들을 깨우려 했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다시 정신을 잃었다. 혹은 잠에 빠져들었다.

 

나시: 다른 누군가

 

무로 시라베: 달리 말할 만한 정보는 없어?

 

리 레이코: 미안하지만 그것 말고는 없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추궁하지 않더라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응당 말해야 하는 정보를 말하지 않고 있었다.

 

모닥불에 찾아온 누군가를 기억했다.

 

모리가 말하지 않은 정보를 기억했다.

 

유즈미 나데시코: 얘들아. 나 불렀어?

 

마유즈미가 우리에게 총총 달려오며 물었다.

 

무로 시라베: 아니. 그렇지만 잘 왔어. 널 찾아갈 생각이었거든.

 

유즈미 나데시코: 안 불렀다고? 후루미나미는 너희가 날 찾고 있다던데

 

증언의 수집을 돕다니. 고맙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딘가 불안한 점을 그녀에게 굳이 물어보았다.

 

무로 시라베: 달리 그녀에게서 해코지를 받진 않았고?

 

유즈미 나데시코: 해코지? 그런 거 없었는데. 느닷없이 왜?

 

무로 시라베: 그럼 됐어. 혹시 카이다와 만난 뒤부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하고 있어?

 

유즈미 나데시코: 어. 일단 카이다랑 만난 것부터 자세히 말하자면

 

마유즈미는 자신의 턱을 붙잡고 눈을 지그시 감은 뒤 생각에 잠겼다. 하기와라가 내 흉내랍시고 취했던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자세가 문득 생각났다.

 

나는 당시에 그녀가 나름대로 내 흉내를 내고 있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다.

 

유즈미 나데시코: 자다가 뭔가 눈이 뜨였어. 카이다가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숲 쪽으로 갔는데 카이다가 거기에 있더라고. 날 인질로 삼으려 하길래 말싸움을 좀 했더니 화를 내고 나를 한 대 때렸어.

 

리 레이코: …첩자의 일격을 버틴 건가?

 

모리는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유즈미 나데시코: 살살 때렸댔어. 아무튼 히무로가 준 총을 들고 쏘겠다고 협박했더니 카이다를 막을 수는 있었어. 중간에 무슨 유령 같은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그건 카이다가 나 겁 주려고 지어낸 거 같고

 

유령?

 

유즈미 나데시코: 아무튼 카이다한테서 멀어지려는데 나를 따라오면서 웃더라고. 이건 내가 이미 이긴 게임이라면서… 쫓아오면서 모리는 갓난아기한테도 살해 협박을 당할 수 있다더라. 느낌이 안 좋아서 모닥불로 돌아왔더니 이미 나이토가

 

마유즈미의 말은 끝맺어지지 못했다. 그녀의 눈이 뜨이자 그녀는 어깨를 살짝 늘어뜨리고 말았다. 나는 마유즈미에게로 다가가 등을 적당한 세기로 토닥였다.

 

격려가 그렇게 하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마유즈미가 살짝 어깨를 핀 것을 감안하면,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무로 시라베: 넌 최고의 총잡이였어. 마유즈미. 아직 할 말이 많지만… 나머지는 이후에 이야기하자.

 

유즈미 나데시코: 나도 알아. 지금은 검정을 찾아야 하니까. 나이토는 착한 사람이었는데… 용서 못 해. 나이토가 용서하는 게 아니면 나도 용서 못 해.

 

유즈미 나데시코: 아. 그리고 내가 모닥불에 가니까 카이다가 약간 궁금한 눈치로 이렇게 말한 것 같아. "이럴 리가 없는데? 이 새ㄲ 녀석이."

 

나나시는 마유즈미의 말에 곧바로 말했다.

 

나시: 정말 고마워. 마유즈미. 네 증언이 큰 도움이 됐어.

 

유즈미 나데시코: 엥? 별 말을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무로 시라베: 아니. 나나시의 말이 맞아. 넌 크게 도움이 됐어.

 

카이다의 혼잣말을 기억했다.

 

유즈미 나데시코: …히히. 그러지 마. 쑥스럽잖아. 별 것도 아닌데!

 

마유즈미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그녀는 머쓱하고 겸손하려 애썼으나, 칭찬에 들뜬 모습을 숨기지는 못했다. 언어를 통한 격려를 하기에 최적의 순간은 바로 그때였다.

 

무로 시라베: 역시 넌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어. 또 그만큼 남을 위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 넌 정말 대단해.

 

유즈미 나데시코: 아. 진짜 그러지 마아…!

 

마유즈미는 자신의 턱에 손목을 받쳐 손가락으로 뺨을 감싸면서도 입가에는 미소를 떠나보내지 못했다.

 

나시: 좋겠네

 

나나시가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 작은 독백을 듣고 동시에 그 뜻을 이해한 사람은 마유즈미밖에 없는 것 같았다. 마유즈미는 나나시의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나시는 마유즈미의 표정을 보지 못하고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시: 이게 증거는 대강 다 모은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한 명만 더 찾아가면 될 것 같아.

 

리 레이코: 증거를 벌써 그렇게 많이 모았나? 훌륭하군. 마지막으로 증언을 들을 사람은 누구지?

 

나시: 저 사람.

 

나나시는 나이토의 시체 쪽에 쪼그려 앉은 채로 시체를 살펴보고 있는 그녀를 가리켰다.

 

가깝지 않은 거리임에도 그녀는 나나시의 말을 들은 듯 몸을 서서히 일으켰다. 마치 육식동물이 달릴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조금의 긍정적인 기색도 드러내지 않은 채로. 그녀는 우리 쪽을 보며 말했다.

 

이다 쿠로하: 너 나한테 손가락질했냐? 그 손가락 꺾어달라 이거지?

 

과연 그녀에게서 증언을 들을 수는 있을까. 나는 조금도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다.

 

 

 

 

 

 

히무로 시라베의 기억:

 

사건 당시의 모니터실 화면 - 모니터실 화면 뿐만이 아니라 휴대용 송출기, 도청기의 모든 정보가 차단되었다. 그것들이 차단된 사이에 사건이 벌여졌을 확률이 매우 높다.

나이토의 젖은 몸 - 나이토의 젖은 몸은 바다로 인한 것이 분명하다.

피해자의 사라진 하반신 - 나이토의 다리는 사라져 있다.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바다로 향하는, 끊긴 핏자국 - 바다 쪽으로 핏자국이 이어져 있으나 어느 기점부터 끊겨 있다.

 

팔에 묻은 모래와 침낭의 모래 - 나이토의 팔에 이상할 정도로 모래가 많이 묻어 있다. 침낭 안도 마찬가지다.

절단면 - 절단면이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상처가 훼손되어 있다.

나이토의 감염 - 몸에 감염이 넓고 깊게 퍼져있다. 다리에서 비롯된 감염이라기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사라진 카나리의 행방 - 카나리는 탑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이얼로그조차 연결되지 않았다.

오후 12시의 항생제 보급 - 나나시와 캐롤은 오후 12시에 나이토와 모리에게 항생제를 보급했다. 그러나 살인은 벌어졌다.

카나리의 목소리 - 토키와는 휴게실에서 나갈 때 카나리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바다와 시체 사이의 거리 - 바다와 나이토의 시체 사이는 15m가 넘게 떨어져 있다. 그것을 들어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섯 개의 단검 - 유력한 흉기 후보인  단검은 총 다섯 개다.

 

가재 괴물의 질문 소리 - 해변에 있던 이들은 가재 괴물의 질문 소리에 익숙해져. 작은 소리는 무시하게 되었다.

 

끊어진 밧줄 - 끊어진 듯한 젖은 밧줄이 해변에 묻혀 있다.

 

버려진 수레 - 모리가 사용했던 수레가 바닷속에 버려져 있다.

 

보급실에서의 순간이동 - 보급실에 갔다던 나나시는 모리의 근처로 순간이동할 수 있었다.

 

모닥불에 찾아온 누군가 - 모리의 증언에 따르면, 누군가가 모닥불로 찾아왔다가 도망갔다.

 

모리가 말하지 않은 정보 - 그녀는 말해야 마땅한 정보를 숨기고 있다.

 

카이다의 혼잣말 - "이럴 리가 없는데? 이 새ㄲ 녀석이."

 

 

 

 

 

 

3일 타워는 계속 달려간다!!!

 

재판은 짧을 듯요 요즘 재밌게 읽어주신 분도 계시고 수상할 정도로 과분한 관심을 받아서 기뻐 미칠 것만 같습니다 정말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