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타워1 더 단크 타워 챕터 3 - 21 오르페우스, 에우리디케, 헤르메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것은 영혼의 신비로운 광산이었다. 조용한 은광석들처럼 그들은 광맥이 되어 어둠 속을 걸어갔다. 나무 뿌리들 틈에서 인간들을 향한 피가 솟아나 어둠 속에서 반암(班岩)처럼 무거워 보였다. 그 밖의 붉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바위들도 있었고 껍질뿐인 숲들도 있었다. 공허 위에 걸린 다리와 그 커다란 잿빛의 눈먼 연못도 있었다. 연못은 풍경 위의 비오는 하늘처럼 까마득한 땅 위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부드럽고 느긋하고 충만한 초원들 사이로 단 하나 길의 창백한 줄기가 기다란 표백 천이 놓인 듯 나타났다. 바로 이 길을 따라 그들은 왔다. 파란 외투를 입은 날씬한 사나이가 앞장서 걸으면서 말없이 초조한 눈빛으로 앞만 바라보았다. 그의 발걸음은 씹지도 않.. 2023. 6.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