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챕터 후기 + 또 돌아온 인기투표
안녕하세요. 단간론파 시리즈와 다크 타워 시리즈의 동인소설. 더 단크 타워를 연재하고 있는 도타싫어입니다
2022년 4월 1일부터 2023년 10월 22일까지 연재된 최장 기간의 단크 타워 3챕터가 막을 내렸습니다
결국 1년은 개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네요… 다시는 다음 챕터는 진짜 간결하게 가겠다 이런 헛소리 안 하겠습니다
잠시 이 새끼를 매우 쳐 주십시오
군대에서 보낸 길고 긴 시간을 저와 함께 달려주신 점 정말 감사드립니다 ㅠㅠ
3챕터에서는 히무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네요 후루미나미가 3챕터 간판이면서 초반에 얽힌 뒤로는 영안로 내용만 주구장창 나와서 조금 미안했기에… 끝판에 기다릴 만한 임팩트가 전해졌으면 합니다
독자분들이 추측하신대로 후루미나미는 3챕에서야 본색을 드러내는 전통의 '3챕 반전 검정' 역할을 차지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후루미나미 자유행동을 뚫는 과정에서 후루미나미가 히무로를 발견하며 너무 빨리 속내를 보여주게 되었네요
이 전개가 자충수는 아닐까 연재하면서 고민이 많았지만 돌아보면 결국 단크 타워의 재미를 더해주는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 설령 얘 때문에 갈등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분량도 뻥튀기되긴 했지만 정말 어둠의 효녀같은 캐릭터입니다 막판에는 후루미나미 나몬이라는 캐릭터가 줄 피로감이 너무 심하지 않을까? 고민하면서도 그렇다고 슴슴하게 보내기에는 아쉬워서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들기도 했네요 막판의 반전은 정말 오래 고민했습니다 엽기적이지만 그럼에도 충격적이고 후루미나미의 행적을 뒷받칠 만한 반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단크 타워 3챕터에서는 다크 타워 3권의 반영 말고도 1챕터에서 넣지 못한 1권의 반영 또한 들어가 있습니다 다크 타워를 보신 분이라면 단크 타워를 더 즐겁게 보실 수 있답니다 거기다 3챕터 후반부에 들어간 캐리까지 작품 사이사이에 어거지로 집어넣은 스티븐 킹 바이럴을 느껴 보세요
3챕터의 간판 인물 후루미나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후루미나미 나몬은 가치 체계에서 벗어난 악의 그 자체와 같은 인물입니다
1챕터에서 히무로가 했던 독백처럼 후루미나미를 진정코 패배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후루미나미가 승리하면 다른 이들의 패배니 후루미나미는 만족하고, 후루미나미가 패배하면 후루미나미는 자기 패배에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카이다 같은 경우를 예시로 들자면 카이다는 분명 악한이지만 원하는 바가 있고, 그것이 있으니 회유할 수가 있고, 그것을 달성한 이후에는 덜 적대적인 모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것을 원하니 나는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더라도 그것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은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후루미나미처럼 '아무도 이것을 가지지 못하게 하자' 라는 사고방식은 사실 이득도 없고 창출되는 가치도 없습니다 그래서 후루미나미가 가진 것은 고통이나 약탈 너머에 있는 절망입니다 후루미나미의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아무것도 따를 필요가 없다, 아무것도 추구하지 않아도 되며 모든 것은 의미 없다'는 허무주의와 3챕터의 모든 고난 끝에도 '그럼에도'를 외치는 히무로는 사상의 대립이기도 한 겁니다
어찌보면 원작의 에노시마랑 닮은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후루미나미는 히무로가 했던 말마따나 에노시마의 열화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또 재미있는 포인트입니다 결국 후루미나미는 부모님이 보여준 순수한 사랑이라는 것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 채 동반자살에 집착하다 죽었으니까요
히무로가 마유즈미보다 후루미나미를 더 닮았다는 건 참 얄궂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히무로와 후루미나미는 블레인처럼 비인간이고, 남들을 이해하고 싶어도 본질적으로 그걸 온전히 할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후루미나미의 '내가 너를 이해해줄게' 라는 유혹은 사실 히무로의 처지를 고려하면 혹할 만한 제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블레인의 자비와 후루미나미의 유혹을 전부 떨쳐가며 인간이 되려 하기에, 히무로의 행적에는 의미가 있는 것이겠죠
단크 타워를 연재하면서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한 번쯤은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게끔 노력했지만… 칸나즈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결국 제가 칸나즈키라는 인물을 어떤 식으로 조명할지 끝까지 감을 잡지 못했기에… 1챕터 2챕터에서도 아쉬웠던 칸나즈키의 문제는 결국 조금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일본 혼혈, 무당/무녀의 차이, 운명론자, 무력감, 엉뚱함 등등 캐릭터성을 살릴 여지는 많았지만 제 역량이 부족했던 점이 너무 아쉽네요… 덕분에 그냥 죽여서 문제를 해결한 꼴이 되어버려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1,2챕터보다는 더 나은 캐릭터이지 않았나 싶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아쉽네요 귀여운 JK샤먼아 흑흑
토키와는… 아니 내 건실하고 열심히 하지만 늘 모자란 토키와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이 떡락도 새로운 캐릭터성의 빌드업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조금 너무 망가진 게 아닐까 싶지만 이런 위태위태한 느낌이 토키와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요? 굉장히 안쓰럽고 한심한 느낌… 하지만 현실적인… 그래서 어딘가 응원하고 싶어지는 하지만 또 한숨이 나오기도 하는…
3챕터에서는 커다란 일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하기와라의 무너짐과 각성, 블레인을 상대하는 네 명, 캐롤의 뒤를 쫓는 나나시와 카이다, 사탄 캐롤의 형상, 카이다의 기억 소거 절차, 23T의 본명, 기억이 지워진 카이다, 캐롤의 과거, 카텟의 결성과 히무로의 공포, 다리에서 벌어진 신경전, 낙하, 몇 번씩 쓰인 '언니' 키워드, 캐리 캐롤 등 굵직한 사건이 많았네요
카나리, 카이다, 나나시, 하기와라, 제츠보, 토키와, 캐롤, 후루미나미, 마유즈미, 히무로에게 있어 3챕터는 큰 기점이 되었습니다 아니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정말 많이도 써먹었군요
많은 캐릭터들의 캐릭터성을 고점으로 올린 것 같아서 좋긴 합니다만 너무 오래 걸린 게 확실히 아쉬운 챕터였습니다
영안로의 세 구역을 따라 카나리 / 카이다, 나나시 / 히무로, 마유즈미, 하기와라, 제츠보 세 집단의 모습들을 각각 보여주다 보니 분량이 참 길어졌지만 그만큼 여러 캐릭터를 조명할 기회가 있었네요 특히 카나리는 본래 영안로에 들어갈 예정이 전혀 없었던 캐릭터였지만 뭔가… 카나리라면 여기서 죄책감 느끼고 무작정 뛰어들 것 같다는 생각에 일단 넣고 봤더니 알아서 개그신도 뽑아주고 열일해주더라고요 신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엄청 본격적이었던 마유즈미와의 제육타워 또한 마유즈미와 히무로가 제멋대로 붙어먹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그걸 받아적는 수밖에 없었던 것 같네요
3챕터 후반부의 혼돈은… 마지막에 이걸 정말 시행할까 말까 하다가 결국 시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빌드업을 쌓아놓은 이상… 거둬들일 수밖에 없었던 점이 아쉽네요 하지만 밑도끝도없는 썩은 맛도 나름대로의 맛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피폐가 맛있다는 건 상식이잖아?
반 농담 반 진담이지만 정말 히무로는 구를대로 굴러야 재료 본연의 맛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히무로의 앞에는 또 어떤 시련이 들이닥치게 될까요? 되살아난 캐롤에게는 정말 꽃길이 펼쳐져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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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챕터의 인기투표가 돌아왔습니다
예전과 같이 최애는 3점, 차애는 2점, 삼애는 1점이며 최차삼 세 개를 다 한 캐릭터에만 투표하실 경우 최애 하나만 점수에 적용됩니다 1등에게 외전을 써줄지 아니면 제가 임의로 쓸지가 고민되긴 하지만 일단 열어볼게요 이 투표는 단지 투표가 아니라 어떤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었는지 따지는 척도기 때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번에도 투표 자체의 기한은 없습니다만 캐릭터의 순위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공식적인 집계는 2주 뒤인 11월 10일까지로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더 단크 타워의 3챕터를 함께 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관심이 없었다면 절대로 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부족한 점 넘치고 단점도 뚜렷하지만 곧 4주년이 다 와갈 정도로 집념을 가진 채 붙들 수 있었던 건 온전히 단크 타워가 받은 관심 덕분입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4챕터에서 어떤 동기가 등장하고 어떤 살인이 벌어질지의 비전이 전혀 없고 앞으로 연재가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내심 여기까지 온 것도 용하게 많이 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넋두리는 그만하고 이만 줄이겠습니다
모든 분들이 원하는 바를 모두 성취하기실 바랍니다